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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백양사, 축령산 편백나무숲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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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엔

매 년 가는 여고 동기회 야유회를 따라 갔어요.

 

집안 일도 있고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신청을 안 했는데

전날 밤 친구 전화가 왔어요.

유등지랑 반곡지 같이 갔던 내 좋은 친구요.

 

너 안 가면 나는 누구하고 노냐고...

그래서 밤에 신청을 했지요.

 

 

 

 

 

 

 

 

 

 

6시 30분에 다들 칼같이 모였는데

딱 한 명이 안 왔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늦게 와도 너 때문에 출발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말 하지 말자.

 

 

늘 감동하고 늘 고마워하는 친구들이지만

정말 이렇게 사려가 깊은 줄은 당할 때마다 알게 돼요.ㅎㅎㅎ

 

 

 

 

 

 

 

 

 

 

 

 

 

 

푸짐한 먹거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속에

몇 군데 휴게소를 거쳐 백양사에 도착했어요.

 

 

 

 

 

 

 

 

 

 

 

 

 

 

속으로 윗쪽은 벌써 가을이 끝물이라는데

내가 바라는 불타는 단풍이 남아있을까?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길목에는

낙엽을 다 떨군 나목이 앙상한 가지를 뻗치고 있었어요.

 

 

 

 

 

 

 

 

 

 

날도 흐린데

사진도 못 건지고

단풍도 다 물건너 갔겠구나...

 

 

버스에서 내려 올라가는데

아, 빨간 단풍잎이 그것도 불타는 단풍잎이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못 기다리고 다 가버린 줄 알았는데...

 

 

 

 

 

 

 

 

 

 

쭉 돌아보니

진사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 있더만요.

거기로 가서

뭘 찍나 보고 그 위치에 서서 포인트를 잡았지요.ㅎㅎ

 

 

 

 

 

 

 

 

 

 

 

 

한참 올라가는데

친구들은 벌써 내려오고 있어요.

내 욕심만 차릴 수는 없지요.

 

 

 

 

 

 

 

 

 

 

 

 

 

쌍계루까지만 올라가고 욕심 버리고 내려왔어요.

좀 내려오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맨 날 입고 싶어하는 그 비옷 있잖아요.ㅎㅎ

 

 

 

 

 

 

 

 

 

 

 

 

 

그거 꺼내 입고 내려오니 마주치는 친구들마다

어디서 샀냐고 물어요.

아무래도 다음 야유회때 비가오면

제 비옷이 단체복이 될 것 같아요.ㅎㅎㅎ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이 머무는 것도 느꼈지요.

그렇지만 그건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어요.

나한테 머무는 시선이 아니라 비옷에 머무는 시선이니까요.ㅋ~~

 

 

 

 

 

 

 

 

 

 

 

 

점심 먹고

축령산 편백림으로 갔어요.

 

 

 

 

 

 

 

 

 

 

 

한참을 올라가는데도

쭉쭉 뻗었다는 편백림 숲이 나타나지 않아

좀 불안했어요.

 

 

 

 

 

 

 

 

 

 

 

 

 

허~ 근데 친구의 까만 우산에 단풍잎이 너무 예쁘게 붙었어요.

고것 쫓아 가다보니 편백나무숲이 나오더군요.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갔지만

저는 사진 찍기 바빠서 그건 하나도 듣지 못했어요.

늘 그렇듯이.ㅎㅎㅎ

아직은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못하겠네요.

세월이 지나 고수의 반열에 오르면 될까요?

그럴 수 있는 날이 오려나?ㅎㅎㅎ

 

 

 

 

 

 

 

 

 

 

 

 

 

늘 눈으로만 보던 나무들

그렇게 보기만 하는 줄 알았지요.

 

 

 

 

 

 

 

 

 

 

친구 하나가

나무를 안았어요.

 

 

 

 

저는 따라쟁이거든요.

그래서

따라했지요.

 

 

 

 

 

 

 

 

 

 

 

나무가 저를 사랑하는 줄 몰랐어요.

나무는 말랑말랑하고 폭신한 가슴을 내어주며

아주 잔잔한 소리로

사랑한다, 라고 전해줬어요.

 

 

 

 

 

 

 

 

 

 

나무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렇게 나무를 가슴에 안아야 들려요.

저도 나즈막히 나무만 들리게 말했어요.

사랑해.

 

 

 

 

 

 

 

 

 

 

 

 

 

뒤에 쳐져서 저랑 같이 가던 친구가

그랬어요.

 

 

 

숨을 쉬어 봐.

코로,

입으로,

그리고 눈으로도 쉬어 봐.

 

 

 

 

 

 

 

 

 

 

 

그리고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네가 있어 너무 좋아.

 

 

 

 

 

ㅎㅎㅎ

쳐져서 같이 가 줘서 좋다는 뜻도 있겠지만

뭐, 저는 저를 무지 좋아한다는 뜻으로 생각하렵니다.

 

 

 

 

 

 

 

 

 

 

빛이 사라져가고

카메라가 사진을 담기 어려워 떨려고 할 즈음

산을 다 내려와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이 늘 그렇듯이

기사 아저씨의 마지막 멘트가 있었습니다.

 

 

 

 

 

 

 

 

 

 

 

 

 

 

 

 

 

저는 운전기사 경력 17년에 이런 괴물들은 처음 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조용히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여태껏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우아하고 품위 있게 여행하시는 분들을 모시게 돼서 영광이었습니다.

 

 

 

우리는

뭐, 해마다 듣는 소리라...ㅎㅎㅎ

 

 

 

 

 

 

 

 

 

 

어찌 생각하면 참 바보들인지도 모릅니다.

노는 것은 배워보지 못해서

놀라고 풀어 놔도 놀 줄을 모르니...

 

 

 

 

 

 

 

 

 

 

 

 

 

 

그래도

저는 이런 친구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이 내장산이라더군요.

백양사는 갔다 왔어도 내장산이 거긴 줄은 몰랐지요.

 

 

 

제가 찍은 단풍이 애기단풍이라더군요.

그런 단풍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단풍이 그러려니 했지요.

 

 

 

ㅎㅎㅎ

초상집에 가서 싫컷 울고 누가 죽었냐고 한다더니...

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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