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요 이제서야 말이지만
개를 무지 무서워한답니다.
어릴 때
팔을 개한테 물린 적이 있거든요.
그거 아니라해도 으르렁 거리거나 짖을 땐
무섭지 않나요?
근데
제가 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담력이 커진 것 같아요.
벌레도 무지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난 안 본 거야.
그러면서 사진 찍기 바쁘거든요.
이번에도
좀딱취를 찾으러 가는데
어디선가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근데 짖지도 않고
오히려 반가워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더니
지가 앞장 서서 가는 거예요.
가다가 오는 가 뒤돌아보고.
허허, 참 신기했어요.
제가 사진 찍느라고 풀밭에 엎어져 있는 동안
이녀석도 옆에 엎어져 기다리더라구요.
지가 날 언제 봤다고...
제가 사진을 찍고 일어서니까
이녀석이 두 발을 벌리고 제 가슴에 안기는 거예요.
예전 같으면 엄마야 소리지르며 도망갔을텐데
어쩐지 이녀석은 정이 갔어요.
그래서
짜식 눈은 높아가지고 그러면서
제가요, 강아지를 쓰다듬어줬다구요.
집에 와서 생각하니
옆에 누워 기다리던 모습도 찍어올 걸.
보고싶기까지 한 거 있지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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