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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벡두산 기행(2018)

자유낙하(6/03)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7. 4.







우리는 기생꽃의 대박의 기분을 가슴 가득 품고

우슬린으로 향했습니다.

우슬린은 우리 말로는 오십령이라고 하는데

오십이 아마도 중국발음으로는 우슬이고 령은 린으로 발음이 되나봅니다.

저는 오십령보다는 우슬린이 더 마음에 들어서 우슬린으로 부르려고 합니다. ㅎㅎㅎ












우슬린으로 가는 길에 정말 그야말로 길옆에 산부채 군락을 만났습니다.

길 중간중간에도 산부채가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으니

그것도 군락을 찍는 것이 너무나 신났습니다.












번거로워서 그냥 백마로만 찍을까 하다가

광각으로 바꿨는데 안 바꿨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습니다.











반영도 나오고













더 멀리서 찍으니 더 멋있었습니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우리의 리더가 스톱~~~ 그러시더군요.











길옆에 이런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백산차라고 하더군요.




저의 룸메 고수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김정은이가 이 백산차만 마신다고 하더군요.













우왕~~~

근데 그 옆에는 흰인가목과 인가목이 다 있는 겁니다.











인가목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백산차는 뒤로하고 저는 열심히 인가목을 찍었습니다.













왜냐하면 백산차는 너무 가물어서인지

바짝 잎이 말라있어서 찍으려니까 목이 마를 지경이었습니다.












이곳도 습지가 말라서 푸석한 느낌의 장소였습니다.

장지석남을 봤던 그곳의 모습과 비슷했으니까요.











그런데...

푸석한 풀더미에 발을 디디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저는 그대로 뒤로 자유낙하를 시작했습니다.














비명은 제가 지르지 않고 저의 룸메이신 고수님이 질러 주셨습니다.

떨어지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생각이 나자마자 어디엔가 걸렸습니다.

가느다란 나뭇가지 세 개가 손가락처럼 벌리고 있는 곳에

폭 안겼습니다.













제가 떨어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 계시던 룸메님은 어쩔 줄을 모르고

저는 나뭇가지에 걸려 바둥거리며 못 일어나고

현지 가이드분이 이리 당기고 저리 당겨서 겨우 꺼냈습니다.













뒤로 넘어졌기에 카메라가 무사했고

늘 베낭을 메고 나서는데 그때는 카메라만 들고 나섰기 때문에

렌즈도 무사했습니다.

카메라 가방을 메고 떨어졌더라면 렌즈는 박살이 났겠지요.













제가 몇 번 넘어져서 일행들을 놀라게 했기 때문에

이제는 절대로 안 넘어진다고 제가 그랬거든요.

그래서 궁색하게 안 떨어진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앞으로는 절대로 넘어지지도 떨어지지도 않겠다고...ㅎㅎㅎ













지금 이 포스팅을 하는 이 시간

쁘라삐룬인지 하는 태풍이 올라오기 전, 그야말로 태풍전야이고

장대비가 주룩주룩 며칠을 계속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6월 24일에 출사가고 지금까지 이러고 있으니 얼마나 심심하겠습니까?

너무나 할 짓이 없어서 제가 받은 충격량을 계산해 봤습니다.











자유낙하를 했으니 제가 떨어진 위치에서의 위치에너지가 고스란히 운동에너지로 전환됐고

이때 제가 3m 높이에서 떨어지고 계산하기 좋게 몸무게가 50kg중이라고 가정할 때

물론 더 나갑니다,

떨어지는 속도는 7.6m/s 정도됩니다.




자유낙하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그대로 충격량이 되니까


mv=50×7.6=380

380kg 정도의 질량이 바닥에 가해지는 충격량이니까

그 반작용이 그대로 나에게 전해진다면 380kg의 질량을 가진 사람이 저에게 떨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계산해보니 엄청난 충격이군요.


그 충격을 나뭇가지가 흡수한 것이지요.


















그래도 하늘 배경으로 흰인가목이 예쁘게 있기에 찍었습니다.

저의 리더는 이 사건을 선녀와 나뭇꾼 사건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렇다면 나를 선녀로?

그렇게 예쁘게 봐주셨나? 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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