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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벡두산 기행(2018)

다시 찾아간 황송포 습지에서(6/18)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8. 8. 12.









다시 이도백하로 들어와서 묵은 호텔 앞에는

공원에 날개하늘나리가 있었습니다.












아침 이슬이 반짝이는 아이들을 찍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 호텔은 왜 생각이 안 날까요?



이도백하로 들어오면

마치 고향에 오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십여 일의 긴 기간을 묵었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ㅎㅎㅎ















이 아이를...












앞태, 뒷태까지 다 찍었은데

이름이 가물거립니다. 에궁...




아무튼 숙소를 떠나 황송포습지로 향했습니다.

백두산에 와서 세 번째 방문입니다.












아~~~

드디어 황송포 입구에서 피지 않아서 보지 못했던

린네풀을 만났습니다.


이 아이는 이름엔 풀이라는 접미사가 붙지만

사실 풀이 아니고 반관목, 말하자면 반 나무입니다.













아주 가늘고 작습니다.












노루발 종류도 몇 몇 녀석들은 꽃이 피었지만

거의 아직은 이른 상태였습니다.















누군가에게 꺾였는지

이렇게 누워 있어서

속을 볼 수가 있기에

미안한 상황이지만 찍었습니다.













민솜대도 춤을 추듯이 깨끗한 모습으로 피어있었습니다.













군락은 아니라 해도

이렇게 독사진을 찍기에 좋았습니다. ㅎㅎ













멀리 습지 안에는 붓꽃도 피어있었습니다.

제비붓꽃인지도 모릅니다.














황송포 습지에 오면 꼭 찍는 녀석이지요.

장지채요.













근데 이번에는 꽃의 모양을 제대로 찾아 찍었습니다.















이렇게 장지채 꽃을 찍는데 정신이 팔려있는데

가이드가 노루발 잘 핀 군락을 발견했다고

빨리 오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활짝 핀 노루발이 얼마나 예쁘게 자리 잡고 있는지














잎을 보니 콩팥노루발이었습니다.











정말 예쁘죠?












이렇게 열심히 찍고 있는데

가이드가 옆에서 애기사철란이네.

그러더라구요.














뭣이라?

애기사철란?

저는 얼른 달려갔지요.

그랬더니 찾아보라는 겁니다.












겨우겨우 두 촉을 찾았건만

아직 피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원래는 이 시기에 이렇게 나오지도 않는다네요.


저는 찍으면서 그랬습니다.

조금만 더 힘쓰지....












늘 보던 넌출월귤도 이제 제법 멋을 내며

많이 피어 있더군요.













뒷태를 찍는데

끈끈이주걱이 아래에 보이기에

둘 다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 무진 노력했습니다. ㅎㅎㅎ












저는 이 아이를 안 찍었으면

새끼노루발 사진은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을 겁니다.

워낙 녀석이 못 생기기도 했고...




사실 듣는 데서는 못 생겼다고 말 못 합니다.

혹시나 상처 받을까봐.ㅎㅎㅎ












동의나물이 수정이 됐는지

씨방이 통통한 것 같아 크롭해봤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아이가 황새풀인지 애기황새풀인지 구별 못합니다.

그런데 여기 황송포의 황새풀은

제가 좋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해오라비난초처럼

그렇게 새가 날아가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데크에서 몸을 습지쪽으로 굽히고

머리로 피가 다 올라가는 것 같은 압력을 느끼며

이 아이들을 찍고 있는데











가이드가 저 습지 안쪽에는 틀림없이 애기통발이 100% 피었다고

들어가라는 겁니다.



저는 물론 장화를 신기는 했지만

이 습지의 악명 높은 위험성을 저의 리더와 룸메님으로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들어갈 생각도 안 하고 있었습니다.




아, 그런데 가이드가 슬그머니 사진을 찍고 있는 저의 등을 밀어

습지로 집어넣어버렸습니다.



저는 푹 빠질까봐 겁을 덜덜 내며

몇 발자국을 뗐지요.














그랬더니

정말 이렇게 애기통발이 피어있는 겁니다.



저는 멀리 계시는 저의 리더를 불렀지요.

애기통발 있어요~~~












역시 저의 리더도 장화를 신었기에

다른 일행은 전부 장화가 없었으므로

대표로 습지를 탐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황새풀의 보케버전도 찍고













장지채 씨앗을 보케버전도 찍고

처음 발을 들여 놓았을 때

가이드에 대한  원망은 어디로 가버리고

신나게 습지를 누볐습니다. ㅎㅎㅎ












그런데 집에 와서 국생종을 찾아보니 애기통발이라는 명칭은 없었습니다.

저의 리더가 개통발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저도 개통발이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엔 아주 작은 아이들이 있어서

 그 아이들이 애기통발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아직 덜 자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아이는 개통발이 틀림없는 것 같고











이 아이는 애기통발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물 속에 포충낭이 보이시죠?

흰색이라 개통발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둘이 나란히 있는 것도 찍어 봤는데

서로 다른 종인 것도 같고...













그래서

저는 좀 나쁜 짓을 했습니다.

도대체 포충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안 했을 텐데

여긴 중국 땅이고

워낙 개체수도 많아서...



그렇지만 그건 구차한 변명이고

사실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포충낭을 하나 건져올렸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식물의 뿌리를 보고 싶어서 파서 보고는

다시 그 자리에 잘 묻어주었다고 하지만

저는 그런 소리 들으면 열이 받힙니다.



당신 이빨 하나 뽑아서 뿌리 보고 그대로 심어 놓으면

그 이빨 삽니까?

그렇게 말해 주고 싶더군요.



그런데 저는 한 놈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올려 봤습니다.

물에 넣어 줘도 살지 못할 것입니다.













습지 속에는 아직 조름나물이 아주 싱싱했습니다.



이렇게 습지에서 놀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은방울꽃 잎 같이 생겼는데

꽃은 은방울꽃이 아니고...













저와 리더는 이 아이가 우리가 그렇게 찾던

세잎솜대라는 것을 금방 알아봤습니다.












주위에는 세잎솜대 꽃뿐만 아니라

열매가 맺은 아이까지

다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먼저 귀국하신 저의 룸메님이

얼마나 생각났는지 모릅니다.



백두산엔 십 년이 넘게  매 년 오셨기에

찍을 꽃들은 다 찍었는데

세잎솜대만 아직 못 찍으셨다고

다 못 봐도 세잎솜대만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의 리더는 일행을 부르러 습지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반대쪽으로 들어오는 습지는 그닥 깊지 않아서

다들 빠지지 않고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모르긴 몰라도

백두산 기행 중에 가장 대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잎솜대는 드물게 몇 개체만 찍었고

찍은 사람도 그닥 많지 않았거든요.











우리는 군락을 발견한데다가

꽃과 씨를 한꺼번에 찍었으니

그보다 좋을 수는 없었지요.












연출이 아닙니다.

이렇게 넌출월귤과 같이 있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ㅎㅎ












모두들 그랬습니다.

이 황송포 습지를 그렇게나 드나들었는데도

왜 여기까지 들어와 볼 생각을 안 했을까?












다음 기행에 올 사람들은 아주 쉽게

세잎솜대 군락을 찍고 가겠지요.

우리 좋은 일 한 겁니다. ㅎㅎ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내일 하겠습니다.


몹시도 피곤해서 잘 준비를 딱 하고 있다가 자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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