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목장별 찬양대회에서
집에 주방에 있는 살림살이 중에
진하고 밝은색 플라스틱류는 죄다 들고 오라는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리 진하고 밝은색은 흔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 저 바가지가 생각나는 겁니다.
가지고 가려고 막상 집어들고 생각해보니
시집올 때 들고와서 여태까지
쌀 씻을 때 써온 바가지였습니다.
그 긴 세월을
소리없이 지금껏 같이 살아온 것입니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두드리면 틀림없이 박살이 날 것인데...
저는 그날 빈 손으로 갔습니다.
다니러 온 아들과 딸에게
바가지를 들고 가서 물었습니다.
이 바가지 언제부터 봐왔어?
낳서부터 지금까지요...
ㅎㅎㅎ
너희들 낳기 전부터 엄마랑 같이 살아왔다.
갑자기
그렇게나 아무렇지도 않게 쌀씻을 때 써온 그 바가지가
그렇게 소중해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같이 살아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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