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철과 야자수가 같이 있더군요.
올해의 마지막 불금이군요.
저는 어쩐지 불금이라는 단어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요.
며칠 전엔 멸치 똥을 따면서
엄마 생각이 났어요.
엄마는 멸치를 반으로 갈라서 똥을 다 따내고 볶았지요.
저는 귀찮아서 작은 멸치를 사서 그냥 다 볶았지요.
근데 이번엔 멸치를 큰 것을 사서 할 수 없이 똥을 땄지요.
그런데 정말 번거롭더군요.
우리 엄마가 나 먹이려고 이렇게 귀찮을 일을 했구나...
그리고 엄마가 나를 키우면서
따뜻한 아랫목에 내복을 데워서 입혔던 것도 생각났습니다.
내복을 입을 때는 윗도리는 목을 빼는 동안 캄캄한 것이
무서워서 많이 울었기 때문에
엄마는 내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느라고 애를 썼지요.
그리고 목이 나오면 에구!! 내 딸 여기 있네...
추운 겨울엔 뜨거운 밥 위에 수저를 놓고 데웠다가
쥐어줬지요.
왜냐하면 찬 것을 너무나 싫어했거든요.
그런 모든 것들이 내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더군요.
살아 계셨을 때
왜 그것을 생각하며 엄마가 나를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지
고마워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요...
항상 지나가버린 아쉬운 것에
미안해 하고 고마워하고
그리고 허공을 향해 사랑한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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