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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제주도 기행(2015~2022)

멸치 똥을 따면서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9. 12. 28.






















소철과 야자수가 같이 있더군요.




올해의 마지막 불금이군요.

저는 어쩐지 불금이라는 단어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아요.



며칠 전엔 멸치 똥을 따면서

엄마 생각이 났어요.




엄마는 멸치를 반으로 갈라서 똥을 다 따내고 볶았지요.

저는 귀찮아서 작은 멸치를 사서 그냥 다 볶았지요.

근데 이번엔 멸치를 큰 것을 사서 할 수 없이 똥을 땄지요.



그런데 정말 번거롭더군요.

우리 엄마가 나 먹이려고 이렇게 귀찮을 일을 했구나...

그리고 엄마가 나를 키우면서

따뜻한 아랫목에 내복을 데워서 입혔던 것도 생각났습니다.



내복을 입을 때는 윗도리는 목을 빼는 동안 캄캄한 것이

무서워서 많이 울었기 때문에

엄마는 내 정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느라고 애를 썼지요.

그리고 목이 나오면 에구!! 내 딸 여기 있네...



추운 겨울엔 뜨거운 밥 위에 수저를 놓고 데웠다가

쥐어줬지요.

왜냐하면 찬 것을 너무나 싫어했거든요.

그런 모든 것들이 내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더군요.



살아 계셨을 때

왜 그것을 생각하며 엄마가 나를 얼마나 귀하게 키웠는지

고마워할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요...




항상 지나가버린 아쉬운 것에

미안해 하고 고마워하고

그리고 허공을 향해 사랑한다고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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