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갈 때 찜해 놓고 간 양귀비가
그새 꽃잎이 떨어져서 볼품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얼마나 아쉬웠는지...
항상 꽃이라는 것은 다음은 없다는 거...
아주 작은 이상한 녀석을 만났는데
냉이종류의 십자화과인 것 같아요.
바로 이웃해 있던 녀석인데
이 녀석도 자잘한 십자화과의 꽃이었습니다.
바로 이웃해 있는 것이 보이지요?
양귀비는 보조인데 워낙 색깔이 강해서 두드러져 보이네요. ㅎ
접시꽃 같이 생긴 아이인데
야생으로 거의 모든 곳에서 보였던 아이입니다.
저 밑으로 제가 올라왔던 구불구불한 길이 까마득하게 보이지요?
정말로 저 길로 올라왔습니다.
쇠채아재비 종류인데
홀씨까지 달려있어서 낼름 찍었습니다.
엉겅퀴 종류인지 뻐꾹채 종류인지 조뱅이 종류인지...
산달래의 이 색깔은 어디서도 눈에 띠고 예뻤지만
주로 가시나무 사이에 피어 있어서 찍기가 난감했습니다.
아마도 동물에게 뜯어 먹히지 않기 위한 자기보호책이었겠지요.
내려오다가 다행히 잎이 떨어지지 않은 양귀비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도 나중에 한 능선을 가득 채운 군락을 만나 갈증을 해결했습니다. ㅎㅎㅎ
Echium bulgare:학명, Vipers bugloss:영문명
다니면서 흔하게 봤던 아이지만
아직 초창기니까 신기해서, 곤충도 붙어 있고 해서 딱 한 장 찍었네요.
왜 한 장만일까요?
다른 모든 것에서 관심을 끊고 달려들 정도로
신기한 뚜껑별꽃을 만났으니까요.
사진 상으로는 이런 색깔의 뚜껑별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물론 이 아이도 자주 만나서 거의 눈으로만 보고 지나칠 정도였습니다. ㅎㅎ
그런데 그 옆에 또 시선을 뺏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꽃이 시들어서 타들어갔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꽃잎의 끝이 갈색 띠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바쁜 걸음이었지만 보케가 반짝이는 물가 버전을 안 찍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 아이는 너무 작아서 접사도 힘들었지만
너무 어두운 그늘에 있어서 초점이 맞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어디선가 또 만나겠지 했는데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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