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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Walden(월든)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4.

 

어제는, 중2 때였나?

그때부터 몇 년 저에게 과외를 받은 제자가

이번 달 27일에 결혼한다고

점심 대접한다고 서울서 내려왔습니다. 

 

그동안 늘 연락을 끊지 않았던 녀석이지요.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기에 지금 몇 살인지도 셀 수 없어서

지금 몇 살이냐? 그랬더니

서른다섯이랍니다. 

세상에나...

 

이 녀석은 같은 아파트에 살았었는데

서너 살 때

정말 귀여운 장난꾸러기 녀석일 때부터 봐 왔으니

거의 30년 세월을 같이 살아온 거지요. 

 

 

 

요즘은 정말 새로운 인연은 만들지 말자.

있는 것은 될 수 있으면 버리자.

그리고 약속은 잡지 말자.

 

사람을 만나 피곤하게 지내지 말고

그 시간에 혼자의 시간을 갖거나

꽃이나 새를 만나러 가자.

 

자식들도 다 자기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간섭하거나 관심을 가지지 말고

나름의 삶을 살도록 내버려 두자. 

 

그리고

나나 잘 살자. ㅎㅎㅎ

 

그래서 거의 항상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이녀석은 제가 만나줬습니다. 

그만큼 사람다운 사람이니까요. 

 

 

 

저는 아주 오래 전에 '월든(Walden)'이라는 책 제목은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책 제목이 요즘 같은 불량한 기억 속에도 남아 있었는지는 

저도 참으로 의아한 일이지만

 

보스턴에서 아들 식구들과 어느 연못에 갔는데

그곳의 이름이 월든이었습니다.

저는 설마 그 월든일까, 그러면서 

이렇게 폰으로만 몇 장을 찍었습니다.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호수 주변을 쭉 한 번 돌아보지 않은 것도 

땅을 치고 후회합니다. 

 

월든이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은 무지함 때문에

더더욱 후회합니다. 

 

만시지탄이라...

그래도 며칠 전 그 책을 주문해서 읽으려고 하는데...

제가 눈 수술을 했잖아요. 

지금껏 안경을 빼면 가까운 것은 잘 보여서 책을 읽는 것은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반대로 됐습니다. 

안경 없이 다 잘 보이지만

가까운 것은 잘 안 보여요. 

 

몇 장을 겨우 읽고 

돋보기를 맞춰야 겠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월든을 읽기 전

저는 제가 정신적으로 좀 이상이 생기는 것인가 

약간 걱정했습니다. 

공황장애라든지...

그러나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이제 남은 생에 마음이 통하고 

대화가 되는 사람만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살아오면서 얻은 지혜로운 선택이라는 생각에 확신을 준 것이

바로 이 월든이라는 책입니다. 

 

데이빗 헨리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그가 느낀 글 한 줄, 한 줄이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에 확실한 답이 돼 주었고

그가 쓴 말의 의미를 정말 그대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벅찬 기쁨이었습니다. 

 

너무 일찍 만났어도 어쩌면 공감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딱 알맞은 시점에 이 책을 만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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