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들이 장성하여
부모의 품을 떠나 새 가정을 이룰 시기가 왔나봅니다.
아들 마음에도 들고 제 마음에도 드는 밝고 예쁜 색시 델꼬 와서
인사시키고
지난 토요일에는 그 부모님도 인사시켜 줬습니다.
위치가 어딘지도 모르고 네비찍어서 상견례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늘 사진찍으러 지나다니던 금호강변이었습니다.
잘 키워주셨으니
모든 것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더구만요.
그런데
이 녀석이
해도 너무 한 것이
양복도 두 벌이나 있으니 결혼식때 그거 입으면 된다고...
저는 요
주책없이 눈물이 확 쏟아졌습니다.
아들 바보라 해도 좋고 팔불출이라 해도 좋습니다.
아들이 정말 반듯하게 잘 커 준 것이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친구들아...
나, 여고 모임 하나 빼고 이제 모든 모임에서 탈퇴한다.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그렇게 지내련다.
나도 사람인지라
모임에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들으면
이 부족한 사람이 마음 흔들릴까 염려된다.
아들이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흐믓하게 지켜보려면
나는 아들만 바라봐야겠다.ㅎㅎ
저녁에 아들이 후줄그레한 와이셔츠를 벗더군요.
아~~
이녀석이 학교 다닐 때
저는 항상 교복을 도화지처럼 빳빳하게 다려 입혔거든요.
저는 아들이 어려서 그 기억은 못 할 거라 생각하고
생색을 냈지요.
네가 학교 다닐 때 엄마가 교복을 매일 도화지같이 빳빳하게 다려입혔었는데
기억해?
오~~
그랬더니 이 녀석이
그럼요. 회사 다니면서 와이셔츠를 다릴 때마다
나는 왜 엄마처럼 그렇게 빳빳하게 안 다려지지? 그래요.ㅎㅎ
허~~
별 걸 다 기억하는 내 아들...
그걸 기억하고 있구나.
아, 이제 이 비법을 며느리에게 전수해야겠지요?
오늘은 아들의 와이셔츠를 다렸습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다림질일 지도 모릅니다.
다려서 옷걸이에 걸어놓고 보니
아직도 그 솜씨는 살아있네요.ㅎㅎㅎ
투명한 하얀 도화지처럼 빳빳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