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美瑛)...
아름다울 美에 옥빛 瑛...
그 뜻이 뭐냐고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원주민인 아이누족 언어로 혼탁한 강이라는 뜻이라더군요.
근데 원래 비이에인데 잘못 발음해버려서 비에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고요.
잘못 발음하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ㅎㅎㅎ
저는 아들과 며느리가 고마운 것이
제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니까
저희들은 몇 년 전에 갔다 온 곳이지만 비에이 투어를 또 넣어 놓은 것입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이 수묵화를 그릴 때
눈 오는 날을 이렇게 그렸던 것 같습니다.
저는 렌즈를 통해 그려봅니다.
같이 동행하는 팀들과 간단히 인사하고
달리는데 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아무도 눈을 밟지 않은 넓은 들판에 내려놓고 잠시 맘대로 놀라고 했습니다.
눈이 무릎까지 오는데 뒹굴고 엎어지고 나 잡아봐라 하고...
저요?
사진 찍느라고 못 엎어졌어요.ㅎㅎㅎ
그 다음으로 간 곳이 제루부 언덕이라는 곳인데
멀리 보이는 산 능선이 아름다웠습니다.
정말로 신나는 것은 눈이 펑펑 오는 것도 찍고
이렇게 맑은 풍경도 찍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아주 잘 생긴 나무가 있어서 찍었는데
이렇게 예뻐도 비에이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나무더군요.
그만큼 비에이에는 이름난 나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으아~~ 언덕을 올라가니 그야말로 광활한 설원이 펼쳐졌습니다.
하얀 눈 위에 발자국은 구두발자국이 아니라 여우 발자국이랍니다.
여기는 여우가 많은가봐요.
차를 타고 오면서도 야생으로 눈속을 돌아다니는 여우를 봤어요.
모두들 이렇게 노는 사이에 저는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지요.
안 그러면 또 일행을 잃어버리고 이 눈밭을 헤매야 할 거니까요.ㅎㅎ
아무도 사진을 찍는 사람이 없어서 저는 좋아라 했지요.
그렇지만 사람의 일이라는 것이 항상 양면성이 있어서...
그 양면성은 곧바로 그 다른 한 면을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비에이에 오면 꼭 찍어야 하는 것이 6가지가 있데요.
저는 몰랐어요.
집에 와서 인터넷 돌아다녀보고야 알았지요.ㅎㅎ
1. Ken & Mary Tree
2. Family Tree (오야꼬나무)
3. Mild Seven Tree
4. Seven Star Tree
5. Christmas Tree
6. 철학나무(소지섭나무)
이렇게 여섯 개의 나무는 꼭 찍어야 된다네요.
그런데 가이드가 켄과 메리 나무 앞에 와서
이것이 켄과 메리 나무입니다.
닛산 자동차 CF로 유명하지요.
사진 안찍어도 되지요?
그냥 통과합니다.
안....되....는....데....
그러나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ㅠㅠㅠ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저는 멋도 모르고
집이랑 나무가 멀리서 봐도 멋져서 찍었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켄 앤 메리 나무와 집이었습니다.
저 위에 노란집과 그 앞에 미루나무요.ㅎㅎㅎ
나중엔 가이드가 제가 사진 찍는 것을 알고는 나머지 모든 곳에서는
일부러 차를 세워 찍게 해 줬어요.ㅎㅎ
비에이에서 찍은 사진은 따로 조금씩 올리려고 합니다.
점심을 먹고 좀 가다가 편의점 앞에 차를 세우더라구요. 뭔 일인가? 했더니 우리 일행 중에 올해 중학교 1학년이 되는 여자 아이가 있었어요. 허니버터칩이라는 과자를 먹고싶데요. 가이드가 보이는 편의점마다 차를 세우고 들여다 보더군요. 아~~ 한 군데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 모두 한 봉지씩 사서 먹었지요. 우리나라에 와서 찾으니 정말 없더군요. 그거 사기가 하늘에 별 따기 보다 어렵다나 어떻다나? 아무튼 저는 별 따기 보다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그것도 일본 땅에서 ㅎㅎㅎ
가이드가 스노모빌을 타겠냐고 하더군요.
모두들 좋아했습니다.
저는 겁이 좀 나긴 했지만 남편이 예전에 오토바이를 잘 탔었으니까
안심하고 탔습니다.
저는 달리는 스노모빌 위에서도 열심히 사진을 찍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저는 눈더미에 콱 쳐박혀 버렸습니다.
저는 아마도 약간의 프로기질은 있나봐요.
제가 어디 다쳤는지 살피지는 않고 카메라부터 봤어요.
아~~ 렌즈에 완전히 떡반죽처럼 눈이 단단히 박혔더군요.
눈을 파내고 작동이 되는지 안 되는지 찍어봤지요.
바로 위에 사진입니다. 물방울이 있지요?
착한 내 카메라...
다치지 않았더군요.
저요?
저는요 집에 올때까지도 온몸에 근육이 뭉쳐서 아파서 혼이 났습니다.
비에이 투어를 마치고 저 멀리 보이는 대설산에 있는 노천 온천으로 갔습니다.
제가 가장 아까워 하는 것이 거기 가면서 휴대폰을 안 들고 갔다는 겁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크리스마스트리 같은 나무를 쳐다보니
그 위에 초승달이 상현달이 되려고 살이 찌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었는데 정말 아까웠습니다.
밤 아홉 시가 넘은 시간에야 도착해서
일행 중 젊은 부부가 게 요리 먹으러 간다기에 같이 동행했습니다.
가이드가 식당 앞까지 데려다 주는데 보니까 삿포로 번화가를 늘 다녔던 거기더군요.
무한리필이었고
저 밑에 깔린 게가 보이시나요?
그 아이가 삿포로의 유명한 특산물인 털게랍니다.
물론 이 사진도 한 접시 다 비우고 리필 한 것을 찍은 것입니다.ㅎㅎㅎ
아주 살이 단단히 꽉 차 있더군요.
근데 털도 너무 많고 가시도 많아서 뿌셔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사실상 삿포로의 모든 일정은 끝났지요.
다음날 뱅기 잘 타고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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