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탑처럼 높이 세운 샴페인병 모양의 도시의 빌딩과
스모그와 미세먼지로 뿌옇게 뭉게어져버린 일몰입니다.
정말 딱 도시의 일몰입니다.
촌놈이 남한산성에서 찍었던 일몰입니다. ㅎ
오늘은 첫출근을 했습니다.
어제밤에 수능이 천재지변으로 일주일 미루어지는 사상초유의 사태 때문에
밤 11시가 넘어 어제 처음 인사드렸던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내일 정상출근이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출근 첫날부터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이나 혼란스러웠지만
금방 진정되고 정상수업이 진행됐습니다.
그것만 봐도 여기 아이들이 많이 순하고 착하다는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맞아요.
착하더라구요.
벌써 2학년 9반 담임이 바뀌고 새 선생님이 왔다는 소문이 쫙 난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쉽게 저를 받아들여 줬고
오후엔 아직 수업 들어가지 않은 반 아이들이
복도에서 쌤, 내일 우리 반 수업이에요.
그러면서 기다리더군요.
저는 새엄마를 대하듯 하는 거부로 고생할 각오를 하고 갔는데
너무나 따뜻한 대접이었습니다.
제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인가 봅니다.
이 예감이 끝날까지 쭉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잖아요?
그럴 겁니다. ㅎㅎㅎ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