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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마비정 벽화마을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2. 12. 22.

 

 

 

 

 

 

 

바로 집 근처라는데 말만 듣고 아직 가보지 못한

마비정을 오늘은 기필코 가겠다고 집을 나섰습니다.

 

 

 

 

 

 

 

 

알고 보니 지난 봄에 길을 잘못들어 버스 종점까지 간 적이 있는데

바로 그곳이 마비정이더군요.

 

 

 

 

 

 

 

어제 눈이 아주 많이 왔지요.

그렇지요?

그래서예요.

 

 

 

 

 

 

차가 눈 속에 쳐박혀 공회전만 하고

올라갈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제가 차를 보고 그랬죠.

여기, 마비정이거든.

마비정이 어떤 곳인지 알아?

 

 

 

 

 

말 주인이 화살을 쏘고 그보다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인다고 했는데

말이 쏜 화살보다 늦게 달렸단 말이야.

그래서 주인이 정말 죽였어.

 

 

 

 

 

 

 

이래도 안 갈껴?

차는 말이 아니라 제 말을 못 알아 들었습니다.

어쩝니까?

눈속에 쳐박아 두고 눈이 녹을 때까지 사진 찍고 오면 되지.

그러고 올라갔습니다.

 

 

 

 

 

 

눈 속에서 썰매타고 화톳불 피우고 하는 것까지는

정말 쌓인 눈과 컨셉이 딱 맞아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벌거벗고 개울물에 고기잡는 것은

보기만 해도 추웠습니다.

 

 

 

 

 

 

아, 정말

혼자 온 사람 염장질입니다.

뻥뚫린 내 가슴에

서러움의 물이 흘렀습니다.

장미 한 송이라니...

 

 

 

 

 

30년 된 옻나무랍니다.

금강에 사는 친구집에서는 200년인가 500년 됐다는 옻나무를 봤기 때문에

흠...

어리군. 이러면서 지나갔습니다.

 

 

 

 

 

 

 

 

마비정의 전경입니다.

깊은 산속에 폭 파묻혀 있는 조용한 마을.

 

 

 

 

 

 

 

옛날, 옛날 쏜 살을 못 따라 잡은 그 말이 있었던 시절에

이런 원두막이 있었을까요?

저는 원두막에서 잠도 자보고 수박도 먹어본 어린시절을 지낸

행운아입니다.

 

 

 

 

 

 

 

저 납작한 알루미늄 도시락에 달걀부침 덮어서 가면

최고의 부자였습니다.

항상 도시락 네 귀퉁이는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산화알루미늄인데

우린 맨날 녹슬었다고 했습니다.

그 밥은 버려야했지요.

 

 

 

 

양은 냄비가 찌그러질 때까지

빵꾸나면 땜질해가면서 썼던 시절.

저는 그 시절을 압니다.

 

 

 

 

 

 

 

이 도시락은 부잣집 도시락이군요.

학교가면 밥이 저렇게 얌전히 있나요?

한쪽으로 쏠려서 도시락 반은 휑하니 비어있었는데...

 

 

 

 

 

 

 

그 비운의 말을 찾으면서 다녔는데 꼭데기까지 가도 없더라구요.

내려오면서

이건 건의를 해야 해.

그러면서 뒤를 돌아보니

아구구,,,

나처럼 키 작은 사람은 어떻게 찍으라고...

 

그것도 꼭 강아지만하게 그려놨으니...

 

 

 

 

 

 

 

 

느티나무와 돌배나무가 연리지가 돼 있더군요.

 

 

 

 

 

 

 

에구, 이 코찔찔이들아

잘 있어라.

옛추억 잠시 더듬고 간다.

 

 

 

제 차도 생각해보니 여기서 뻐티다간 죽을 것 같았는지

순순히 눈속을 빠져나와 주었습니다.

 

 

근데

그 말 주인 너무 한 거 아닌가요?

말이 불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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