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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별 걸 다 기억하는 내 아들

by 까탈스러운 장미 2013. 3. 24.

 

 

 

 

 

 

 

 

 

이제 아들이 장성하여

부모의 품을 떠나 새 가정을 이룰 시기가 왔나봅니다.

 

 

아들 마음에도 들고 제 마음에도 드는 밝고 예쁜 색시 델꼬 와서

인사시키고

지난 토요일에는 그 부모님도 인사시켜 줬습니다.

 

 

 

위치가 어딘지도 모르고 네비찍어서 상견례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늘 사진찍으러 지나다니던 금호강변이었습니다.

 

 

 

 

 

 

 

 

 

 

 

 

 

 

 

잘 키워주셨으니

모든 것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더구만요.

 

 

 

 

그런데

이 녀석이

해도 너무 한 것이

 

 

양복도 두 벌이나 있으니 결혼식때 그거 입으면 된다고...

 

 

 

 

 

 

 

 

 

 

 

 

 

 

 

 

저는 요

주책없이 눈물이 확 쏟아졌습니다.

 

 

아들 바보라 해도 좋고 팔불출이라 해도 좋습니다.

아들이 정말 반듯하게 잘 커 준 것이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친구들아...

나, 여고 모임 하나 빼고 이제 모든 모임에서 탈퇴한다.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그렇게 지내련다.

나도 사람인지라

모임에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들으면

이 부족한 사람이 마음 흔들릴까 염려된다.

 

 

아들이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을 흐믓하게 지켜보려면

나는 아들만 바라봐야겠다.ㅎㅎ

 

 

 

 

 

 

 

 

 

 

 

 

 

 

 

 

 

 

저녁에 아들이 후줄그레한 와이셔츠를 벗더군요.

아~~

이녀석이 학교 다닐 때

저는 항상 교복을 도화지처럼 빳빳하게 다려 입혔거든요.

 

 

 

 

 

 

 

 

 

 

 

 

 

 

 

 

 

저는 아들이 어려서 그 기억은 못 할 거라 생각하고

생색을 냈지요.

네가 학교 다닐 때 엄마가 교복을 매일 도화지같이 빳빳하게 다려입혔었는데

기억해?

 

 

 

 

 

 

 

 

 

 

 

 

 

 

 

 

 

 

오~~

그랬더니 이 녀석이

그럼요. 회사 다니면서 와이셔츠를 다릴 때마다

나는 왜 엄마처럼 그렇게 빳빳하게 안 다려지지? 그래요.ㅎㅎ

 

 

허~~

별 걸 다 기억하는 내 아들...

그걸 기억하고 있구나.

 

 

 

 

 

 

 

 

 

 

 

 

 

 

 

 

 

 

아, 이제 이 비법을 며느리에게 전수해야겠지요?

 

 

오늘은 아들의 와이셔츠를 다렸습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다림질일 지도 모릅니다.

 

 

 

 

 

 

 

 

 

 

 

 

 

 

 

 

다려서 옷걸이에 걸어놓고 보니

아직도 그 솜씨는 살아있네요.ㅎㅎㅎ

 

투명한 하얀 도화지처럼 빳빳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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