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동창생 전화가 왔어요.
플룻 잘 분다는 그 동창생이요.
오늘 저녁에 연주 있는데...
말 끝나기도 전에
응, 갈께,
좀 있다 봐.
주섬주섬 옷 주워입고
공연장에 갔지요.
요즘 제가 플룻을 독학을 하고 있잖아요.
나는 악을 써도 소리가 잘 안 나는데
연주자들은 한결같이
아주 부드럽고 연하게 소리를 내더구만요.
연주회가 끝나고
대기실로 찾아가 물었어요.
어케야 소리가 그렇게 부드럽게 잘 나?
30년 넘게 불면 돼.
끄응~~~
뭐든 쉬운 일은 없어요.
운전을 하고 오는데
차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참 듣기 좋았어요.
오월...
참 좋아하는 달인데
이제 너무 조금 남았어요.
대학 때는 지금이 축제기간이었지요.
초록색 나뭇잎 사이로 가로등불이 흐르는 교정을
축제 파트너와 걸었던 그 몇 번 안 되는
오월의 교정
오월이어서인지
아니면 빗소리 때문인지
요즘은 자꾸 대학시절의 추억 때문에 잠을 설치네요.
비오는 거리를 우산을 받쳐 들고
몇 시간을 걸을 수 있었던 그 젊은 시절.
오늘은 비가 오는 종로거리를 우산도 안 받고 혼자 걷고 싶네요.
늦게 마신 커피 탓인가요?
잠이 오지 않네요.
그건 너,
그건 너,
바로 너,
커피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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