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입니다.
저 속에는 돋보기로 불장난을 해서 교실을 홀랑 태워 먹을 뻔 한 녀석들도 있고
남자 화장실 문짝을 부숴뜨려서 저에게 남자 화장실을 구경 시켜 준 녀석도 있습니다.
그리고 유일하게 스승의 날 저에게 편지를 쓰지 않은 녀석도 있습니다.
눈치 빠르신 분은 누군지 금방 찾으셨을 겁니다.ㅎㅎㅎ
오카리나로 '자전거'를 불어 봤는데
박자도 안 맞고 가끔씩 음정도 안 맞는 것이 꼭 우리반 굴러가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위태위태하면서 그래도 넘어지지 않고 끝까지 굴러왔습니다.ㅎㅎㅎ
이 녀석들을 데리고 2박 3일 야영 다녀오겠습니다.
어쨌거나 우리 실장은 능력을 발휘해서
깃발도 꼬질꼬질하게 만들어 오긴 했습니다.ㅎㅎㅎ
멋도 모르고 좋아하는 녀석들에게 오랫동안 꿈 깨지 않게 암말 안 하고 있었지만
오늘 종례시간에는 할 수 없이 꿈을 깨웠습니다.
야영장 가면 아이들을 홀랑 교관들에게 맡깁니다.
그때부터 극기훈련이다, 국토순례다 해서 마구 돌립니다.
작년엔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녀석들한테 갔더니
와르르 달려들어 우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어떨지...
마냥 좋아하던 녀석들이 잔뜩 겁 집어 먹고 집으로 갔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벌써 지금이라도 안 가면 안 돼요?
그러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에구, 그래도 올해는 그렇게 어려운 집은 없어서
데리고 가도 마음이 아픈 아이는 없어 다행입니다.
야영, 다녀오겠습니다.
2011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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