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는 것도 무서웠는데
레프팅인가, 리프팅인가?
레프팅 맞지요?
레프팅은 더 무서워서
난 걍 카메라 매고 숲에서 사진이나 찍으면 안 되겠느냐고
은근히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물었더니
레프팅을 하면서 숙소로 돌아간다네요.
레프팅을 안 하려면 말 타고 두 시간 걸어온 길을 걸어서 오래요.
말 안장에 부딪혀서 엉덩이는 다 까져서 아파 죽겠지요.
어찌나 용을 썼던지 다리 근육은 온통 알이 배겼지요.
어떻게 걸어요?
아님 말을 다시 타고 오래요.
저는 뒤도 안 돌아보고 배에 후다닥 탔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앞뒤에서 노를 젓고
저도 저었어요.
근데
이건 정말 변명은 아니지만
사진 찍느라고 노를 많이 젓지는 못했어요.
정말요.
나중에 배에 내려서 보니까
모두들 손바닥이 벌겋게 물집이 생겼어요.
저만 안 생기고...
사진 때문에...
배들이 서로 만나면 얼마나 물장난을 치는지
우리 배는 그래도 카메라 덕분에 좀 덜 물벼락을 맞았습니다.
다 제 덕분이지요.ㅎㅎㅎ
출발점으로 오니
짐을 싣고 가던 트럭이 강물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어요.
우리 청년들이 도와 드렸어요.
몽골 에즈닉 모타르 교회의 장로님과 권사님 부부십니다.
이렇게 나란히 앉으셔서 포즈를 잡으시기에
다정하게 폼 잡지 않으시면 안 찍어 드린다니까
이렇게 포즈를 잡아주셨습니다.
내, 참...ㅎㅎㅎ
몽골에 7년을 선교하시면서
오늘 처음 말도 타봤고 레트팅도 해 보셨다면서
이렇게 멋진 경치를 배경으로 사진도 처음 찍어 보신다고...
코끝이 시큰했습니다.
어디든 그저 풀이 있으면 꽃이 있었습니다.
별 재주 없는 저는 그저 꽃만 보면 엎어졌습니다.
너무너무 좋아서요.
광각렌즈 후드도 안 벗기고 찍어서
어휴~~
이런 사진이 됐습니다.
테를지 국립공원을 차로 돌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그건 다음에 올리지요.
오늘은 요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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