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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속의 이야기

고분 위의 식사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2. 9. 27.

 

코로나로 인해

정말 너무나 오랫동안 가끔 전화만 하던 여고 동창생 친구와

불로고분에서 피크닉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만나면 정말 덤 앤 더머 같지만

그래도 서로 하나도 답답해 하지 않으며

그게 그렇게도 재미있어 하는 그런 덤 앤 더머입니다. ㅎㅎㅎ

 

 

 

 

국군의 날이 다가와서인지

옆에 있는 K2 공군기지에서는 

전투기를 떼서리로 띄웠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저 귀가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도 좋다고 했습니다. 

푸른 하늘에 우리 영공을 나는 전투기를 보면서

든든히 나라를 지키는 안전한 나라에서

소나무 아래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친구가 사 온 샌드위치를 입을 한껏 벌리고 먹었습니다. 

 

 

 

 

친구는 내가 너무 맛있어하면서 먹으니까

한쪽만 먹고 나머지 한쪽은 꽁꽁 싸서 줬습니다. 

저는 사양도 하지 않고 낼름 받아 와서 집에서 맛있게 또 먹었습니다. ㅎㅎㅎ

 

 

 

이 친구는 자기 자신이 먹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면서 먹는 것을 더 기뻐하는 친구거든요.

 

 

 

아무리 오래 못 보고 있어도 

항상 그 마음 그대로 변함이 없는 친구입니다. 

 

 

저는 아주 사과즙 같은 그런 봉지를 뜯는 데는 재주가 없습니다. 

역시나 뜯는 곳으로 잘 뜯었는데 너무 잘 뜯어서 윗부분만 날아가고 사과즙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친구는 무심히 보면서 이빨로 뜯어라, 그러는데 이빨로도 안 뜯어졌습니다. 

 

 

친구는 무심히 그럼 집에 가서 먹어라 그러고는 혼자 사과즙을 다 마셨습니다. 

섭섭했냐고요?

그렇게 무심해도 섭섭해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리 못 보고 있어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요지부동이었기에

바로 어제도 만났던 것처럼

그렇게 가을 바람을 맞으며 익어가는 열매가 되고 있었습니다. 

 

 

정말 집에 돌아오는 길은

그 친구를 만나면 항상 그랬듯이

가슴이 후련했습니다. 

 

속이 유리알 같이 투명한 친구

그래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친구

저 역시 혹시라도 잘 안 보일까 봐

저의 속을 닦고 또 닦으며 투명한 저의 속을 다 보여주고 왔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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