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암말 안 해도 되긴 하겠지만
양심상...ㅎㅎㅎ
아침자습시간에 우리반 녀석들이
줄지어 빼빼로를 들고 나올 때
저는요
이놈들아, 이거 사느라고 돈 많이 쓴 거 아니야? ㅎㅎ 좋쿠로.ㅎㅎ
요로면서 다 받아 챙겼어요.
우리반 뇌수술을 여섯 번이나 한 은정이는
걱정이 태산같았습니다.
"선생님, 다른 선생님보다 적으면 어떡해요?"
정말 이녀석은 저를 제일 사랑합니다.ㅎㅎㅎ
자습 마치고 저도 약간은 떨리는 마음으로 교무실 문을 열었죠.ㅎㅎ
근데 대부분의 선생님들 책상은 한 두 개의 빼빼로밖에 없었어요.
4교시 4반 수업 들어갈 때까지는
저는 내심 우리반 녀석들이 고마웠지요.
근데 4반 녀석들이
"쌤, 쌤이 어제 쌤 반 애들이 빼빼로 가지고 와도 돼요? 하고 물으니까
쌤 하나씩 안 주면 다 뺏어버린다고 했다면서요. 그래서 애들이 쌤 것도 샀데요"
헐~~
수업시간에 가르쳐 주는 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안 듣는 녀석들이
말을 한 나도 잊어버린 지나가는 말을
그렇게나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니...ㅎㅎㅎ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아이들에게 협박과 공갈로 빼빼로를 갈취한 선생님이 됐습니다.ㅎㅎㅎ
2010년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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