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에서
김원호 작곡, 민형식 작사
저 산너머 물 건너 파랑잎새 꽃잎은
눈물 짓는 물망초
행여나 오시나 기다리는 언덕에
임도 꿈도 아득한 풀잎에 이슬 방울
왼종일 기다리는 가여운 응시는
나를 나를 잊지마오
기간제 교사의 고충은 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항상 아이들과 이별에 맞닥뜨리면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잊어라'
아이들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나를 오래 기억하면 새로 오신 선생님과 정들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마음속의 내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기약없는 이별 앞에 작별을 고하지만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시각에, 짐작하지도 못한 장소에서
오랜 기다림으로 나를 맞아주기를 바라지요.
잊으라 한다고 잊겠다 하지 않고
죽어도 못 잊는다고...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라지요.
왼종일 기다리는 가여운 그 응시는
나를 잊지 말아달라는 무언의 부탁이지요.
2010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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