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캡틴! 나의 캡틴

Only Love

by 까탈스러운 장미 2023. 8. 28.

 

 

 

 

보충수업에 아이들이 많이 빠졌다.

기운이 쭉 빠진다.

 

 

 

할머니집 놀러갔다가 눈에 갇혔단다.

 

 

감기 들어서 도저히 못 보내겠단다.

 

 

 

종례에 들어갔다.

 

 

적어도 너희들이 부모가 되면

거짓말하는 부모는 되지마라.

 

 

이 눈에 갇혀 못 온다면

나는 더 못온다.

 

 

작년에 대구에 그렇게 눈이 많이 왔을 때

나는 2시간 반이나 걸려 학교에 도착했다.

 

 

내가 그렇게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너희들이 거기 있기 때문에...

 

 

 

너희들이 있는 곳이면

나는 어디든 간다.

 

 

 

 

스스로에게 내 아이는 할 수 없다고 단정 짓지 마라.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해도 된다.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마라...

 

 

...

 

 

내가 살아온 방식은

참 너무나 범위가 좁고

어찌 생각하면

아주 근시안적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 사랑의 대상밖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내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나는 그들을 사랑했기에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주위에 누구 아들이 잘났는지

누구 딸이 예쁜지

나에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나는 모두를 사랑하지는 못한다.

내 그릇이 그렇게 작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모두를 사랑한다면

나를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은 그것이 얼마나 상처이겠는가?

 

 

 

 

나는 아무에게나 친절하지도 않다.

아무에게나 다정하지도 않다.

 

 

모두에게 친절하고 모두에게 다정하다면

내 사랑에게 특별하게 줄 것이 없으니까.

 

 

 

 

 

그래서 아마도 나를 까칠공주라 이름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흔해빠진 친절과 넘치는 다정함으로

많은 사람의 마음을 잡고 싶지는 않다.

 

 

 

무례하지 않을 정도의 예의와 정중함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줄 수는 있지만

필요 이상의 관심과 배려로

그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하얀 눈이 쌓인 저물어가는 창밖을 내다보며

자식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부모와

넘치는 평준화 된 사랑에,

 

 

너무나 흔해 빠져서

무디어지고 희석돼 버린 사랑에,

가슴이 쓰리다.

 

 

 

 

 

 

2012년 1월 2일

 

 

 

 

 

'오,캡틴! 나의 캡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잔잔한 감동  (10) 2023.08.29
눈 위에 그려진 그림  (2) 2023.08.29
다 컸구나  (4) 2023.08.28
내 새끼들...  (4) 2023.08.27
내가 사는 법  (2) 2023.08.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