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흰큰앵초입니다.
큰앵초의 변이지요.
굉장히 귀한 아이입니다.
올해 3년째 올라오고 있는데
저는 지난 2년은 못 봤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꼭 보려고 22일로 날짜를 잡아놨습니다.
19일 토요일엔 지인의 아들 결혼식이 있어서 꼭 가겠노라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이 너무 일찍 핀 것입니다.
당연히 기행 날짜는 당겨지고 그날이 바로 19일이었습니다.
저는 기행을 포기하고 결혼식에 갔습니다.
신의...
믿음과 의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
어학 사전에 이렇게 나와 있더군요.
3년을 벼르고 별러서 보려했었는데...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아니,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혼자 가기엔 너무나 멀고 힘든 곳에 있는 아이였거든요.
하지만
저를 아끼고 제가 그 결혼식에 축하하러 와 주기를 바라는 그분에게
신의를 져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 혼자 가자.
그래도 혹시나 같이 가 주려나 해서 꽃친구에게 슬쩍 물었지요.
어머나, 세상에...
같이 가준다지 뭡니까?
며칠 늦어서 약간 시든 녀석을 만났지만
저는 정말 이 꽃은 너무나 저에겐 의미있는 가슴 찡한 꽃이었습니다.
아마도 저 위에 계신 분도 기특하게 생각하셨던지
살짝 좀 더 쉽게 갈 수 있게 조치를 취해 주셨습니다.
누구는 2시간 30분 산행 끝에 만났다는데 저는 40분 만에 만났습니다. ㅎㅎㅎ
혼자 갔더라면 못 찾아서 하루 종일 헤매다가 만났을 겁니다.
내가 아무리 꽃에 열정이 있다해도
꽃보다 사람을 중히 여길 줄 아는 흔들리지 않는 잣대를 갖고 있다는 것도
다행스럽게 생각됐습니다.
세세히 가는 길을 가르쳐 주신 저의 리더께 또 다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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