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바람꽃을 보기 위해 오늘 하루는 숙소에서 쉬고
다음 날 가야합니다.
가는 길에 높은 설산을 봤는데
그곳에 매화바람꽃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치 화산이 연기를 내뿜는 것처럼
구름이 산마루에 걸렸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봤던 레닌봉이 있는 산과 무척이나 닮았습니다.
가는 길에 검문소가 있었지만
별 조사 없이 그냥 통과시켜 줬습니다.
숙소의 마당에는 시베리아알락할미새가 분주히 쫓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내일 바로 저곳을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숙소를 예약했는데도 방이 없다고 했다가
이 숙소가 아니라고 했다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고 심심해서 마당에 있는 꽃들을 찍었지요.
저나 나나 둘 다 서툰 영어로 겨우 알아들을 말을 하면서
서로 영어가 서툴어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공안이 왔습니다.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러시아령이 아닌
소수 민족이 사는 하나의 공화국이라 했습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부랴타 공화국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은 주로 몽골인이 거주하고 소수의 러시아인과 다른 민족이 거주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예약은 받아줬냐고요.
우리는 여기서 머물 수 없으니 공안의 차를 뒤따라 러시아 령으로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공안의 차를 뒤따라 가면서
저는 그렇다면 우리는 추방된 건가요? 하고 물었더니
아마도 그런 것 같다고...
추방이라니...ㅎㅎㅎ
호위를 받으며 추방 당했으니 그리 기분 나쁘지는 않았는데
매화바람꽃이 거기만 있다는데
그 녀석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올 때 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쌓인 눈도 찍었습니다.
표지판이 이곳은 일방통행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공사 중이더군요.
아마도 저 개울물은 아주 차갑겠지요.
지나는 길에 바이칼꿩의다리 어마어마한 군락도 있었는데
그것을 안 찍고 통과한 것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아깝습니다.
그곳에서 알려 준 숙소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가에 갈 때는 보이지 않았던 모란이 피어 있는 겁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양면성이 있어서
다 나쁜 것은 아닌가 봅니다.
추방 당하지 않았다면 이 아이들을 못 만났을 지도 모르니까요.
거의 끝물에 가까웠으니까요.
가는 길에 저녁을 먹었는데
걍 거의 남겼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지개를 좇으며 숙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정전이었습니다.
낮에 천둥 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져서 정전이 됐다더군요.
숙소는 정말 다시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호텔이 아니고는 깨끗한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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