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풍선난초 녹화를 탐사하러 나왔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연못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왜가리 두 마리가
차 소리에 놀라 날아가더군요.
물안개 낀 연못에 반영까지 찍혔네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역시나 험한 길을 달려
차를 숲 옆에 세워놓고 습지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까막까치밥나무 종류인 것 같은 아이가 있었스니다.
붉은 것은 꽃받침이고 흰 것이 곷잎일까요?
수술이 다섯 개이고 암술머리는 두 갈래로 갈라졌군요.
저는 이 아이를 너무나 신이 나서 찍는데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푹 빠지는 겁니다.
밑은 발바닥이 닿지 않는 깊은 구덩이었습니다.
아무리 혼자 빠져나오려 해도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도 습지가 심한 가뭄으로 말라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온 몸이 다 빨려 들어갔을 겁니다.
제가 허둥거리며 리더님을 불렀지요.
저 멀리서 다시 돌아와 저를 끄집어 내는데
결코 제 몸무게가 무거워서가 아니라
발이 너무 깊이 빠져서 꺼내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ㅎ
나올 때도 이곳으로 나오면 어쩌나 그 걱정이 먼저 됐습니다.
그래도 옆에 함경딸기가 예쁘게 피어 있기에 찍었습니다.
까막까치밥나무도 있었습니다.
정말 예쁘지요?
벌레들도 예쁜 것은 좋아해서
함경딸기에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더군요.
그렇게 먼지가 풀썩거리는 습지를 이리저리 다 뒤져도
풍선난초 녹화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애기완두도 있었습니다.
월귤이 꽃이 피었더군요.
오던 길을 되돌아 가지 않고 한 바퀴를 돌아 나왔습니다.
얼마나 다행이든지요.
멀기는 했지만...
차에 가까이 오니 할미꽃이 이슬을 머금고 있더군요.
역시나 풍선난초 녹화는 귀한 아이이긴 한가봅니다.
벌써 두 군데나 헛탕을 쳤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풍선난초 녹화는 한 곳밖에 없다.
다시 그곳에 가서 제대로 찍고 귀한 대접하자, 그러고 다시 그곳으로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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