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414 열째 날#1(7월 3일) Verbascum_boerhavii(담배취)는 산에 아주 많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새벽 미명에 출발했기 때문에 아직 태양이 산을 올라오지 못해서 사진을 찍어도 시퍼러둥둥하게 나오지만 높이 올라갈수록 저 밑으로 보이는 물줄기와 내가 올라온 길이 너무나 멋진 궤적을 보여줬습니다. 저기 검은 점처럼 보이는 것이 양이었던가 염소였던가? 아무튼 동물이었습니다. 구절초 종류도 벌써 피었고 더 멋진 자리를 차지한 두메양귀비가 있었지만 차 세우기가 마땅치 않아 그냥 지나친 아이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왕찔레꽃 종류를 만났습니다. 너무 허옇게 날아갔네요. ㅎ 해를 등지고 찍으니 제 그림자가 방해가 됐습니다. 제가 어디서부터 올라왔겠습니까? 당연히 저 맨 밑에서부터지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 2022. 8. 6. 아홉째 날 #5(7월 2일) 얼마나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인지요. 저는 키르기스스탄의 키 큰 미루나무인지 포플러나무인지 모르겠지만 저 나무가 보초를 서고 나즈막한 집들이 몇 채 마을을 이루고 있는 이 풍경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저는 위성류는 인천에 애기향유를 찍으러 갔을 때 처음 만났습니다. 아주 가녀린 가지를 흔들거리며 서 있었던...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색깔의 꽃을 피우고 이렇게 크게 자라는 줄은 몰랐습니다. 인천에서 물론 꽃을 접사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백마를 꺼낼 겨를도 없어서 접사를 못하고 나왔습니다. 카메라로 찍기도 바빠서 폰으로도 한 장 안 찍었는데 기행 내내 그것이 후회 됐습니다. 이런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폰에 담아 두고 자주 보고 싶었거든요. 이곳에는 뚜껑별꽃 주황색도 많이 있었는데 위성류에 빠져서.. 2022. 8. 5. 아홉째 날 #4(7월 2일) 습지를 나와 또 차를 달리는데 이상한 양귀비 종류가 보였습니다. 꽃술은 양귀비와 약간 다른 것 같아요. 아무튼 양귀비 변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진짜 양귀비 밭을 찾아 떠났습니다. 저 멀리 양귀비 군락을 향해 가면서 독사진들도 찍어줬습니다. 시기적으로 많이 늦었는데 이런 군락을 볼 줄은 몰랐습니다. 아침에 찜해놨던 양귀비 몇 송이가 잎을 다 떨구었을 때의 그 심정이 이제는 씻은듯이 사라졌습니다. ㅎㅎ 흰색의 양귀비도 만났습니다. 양귀비는 색깔이 다양하기는 해요. 맞은 편의 산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양귀비 군락이었습니다. 저는 잎이 넉 장이면 좀양귀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에구구... 이렇게 색깔이 전혀 다른 아이도 있었습니다. 한 무리의 소리쟁이가 예쁘게 모여 피어 있기에 몇 장 찍었.. 2022. 8. 5. 아홉째 날 #3(7월 2일) 계곡을 빠져나와 반대편으로 가니 습지가 나오더군요. 물냉이 종류와 큰물칭개나물 종류와 이끼류들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색깔의 쇠채아재비 종류 아이고~~~ 친근한 광대나물도 있었습니다. 장구채 종류인데 저는 안 만져봤는데 만져 본 분이 끈적거리더라고 하시더군요. 좁쌀풀 종류인데 선좁쌀풀인지 큰산좁쌀풀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쫙 깔려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선자령에서 봤던 아인데 이름을 까먹었는데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는 귀화식물이라고 했습니다. 2022. 8. 5. 아홉째 날 #2(7월 2일) 제가 처음 손바닥난초를 만났던 곳을 다시 지나게 됐습니다. 사람들 때문에 급하게 나왔기에 미련이 남아 다시 들어갔습니다. 잎이 넉 장인 좀양귀비 밑에 아주 작은 낯선 꽃이 있더군요. 아무튼 귀엽고 예뻤지만 이름은 아직도 모릅니다. 양귀비가 벌써 열매를 맺은 것도 있더군요. 씨를 보아하니 그 마약 양귀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급하게 나오느라 샅샅이 뒤지지 못했던 계곡을 따라 들어갔습니다. 와~~ 정말 얼마나 귀여운지요. 돌고래 같기도 하고... 고래 이야기가 나오니 아픈 동안 재미있는 드라마 한 편을 본 것이 기억납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가 학교 나갈 때 자폐아가 우리 반에 있었어요. 그 아이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다고 하고 수업 시간에도 눈을 떼지 않고 저만 따라 다녔지요. 제가 그때 조금만 더.. 2022. 8. 5. 아홉째 날 #1(7월 2일) 정말 너무나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입니다. 저는 목구멍의 구조가 이렇게도 복잡한 줄은 미쳐 몰랐습니다. 목구멍이 산맥처럼 볼록볼록 올라와 있고 그 봉우리에 촘촘하게 선인장 가시 같은 것이 박혀 침을 삼킬 때마다 그 가시에 폭탄이 폭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폭발하면 온 목구멍이 화산이 폭발한 것 같은 열감과 선인장 바늘이 일제히 찌르는 것 같은 아픔... 정말 가슴에서는 골골 소리가 나더군요. 물도 못 삼키겠고 너무 아프니까 잠도 못 자겠고. 그래도 팍스로비드라는 약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여행도 멀쩡하게 잘 다녀왔고 PCR검사도 음성으로 시원하게 통과했는데 며칠 후 며느리가 양성이 나왔다고 ㅠㅠ거리며 카톡이 날아왔습니다. 아들은 미국 있고 손자, 손녀는 누가 보나요? 저지요. 이성적으로 .. 2022. 8. 3. Intermission 잠시 휴식 시간을 갖겠습니다. 저 코로나 걸렸어요. 이제 회복기로 접어 들어서 그나마 이렇게 소식 전합니다. 감기처럼 가볍다고요? 순 거짓말입니다. 절대로 걸리지 마시고 고생하지 마세요~ 2022. 7. 30. 여덟째 날 #6(7월 1일) 애기솔나물 군락도 대단했습니다. 이름 모를 온갖 꽃들이 온통 꽃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레닌 봉에서 내려오면서 그 길가의 꽃밭에서 첫 눈맞춤 했던 아이가 여기도 있더군요. 꼭 아카시아 꽃처럼 피었는데 이 아이는 충영일까요? 수정 된 꽃일까요? 여기서도 토현삼을 만났습니다. 식생이 레닌 봉에서 내려오던 그 꽃밭의 식생과 거의 같았습니다. 구름체꽃만 안 보이고요. Myricaria_elegans 손바닥난초가 있는 곳에는 거의 공생하고 있는 아이. 이렇게 꽃구경은 싫컷 했는데 꽃만 보고 가느라고 얼마나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나왔는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를 타고 오는 건데. 숙소까지 가서는 완전히 체력이 고갈 됐습니다. 내일도 역시 새벽 출사이므로 완전히 뻗어서 잤습니다. 2022. 7. 25. 여덟째 날 #5(7월 1일) 주변만 잠시 돌아본다는 것이 그만 파미르 설산의 붉은 탁류가 흐르는 곳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곳 역시 손바닥난초 군락이었습니다. 개사상자들이 호위무사처럼 도열해 있었습니다. 아스라히 보이는 저 끝까지 붉은 점들은 다 손바닥난초입니다. 다음 번에 올 때는 시기를 약간 당기면 싱싱한 군락을 원없이 볼 것 같습니다. 개사상자 군락도 볼만했습니다. 산달래들이 방울방울 설산 배경으로 뻗어 있는 것이 참 귀여웠습니다. 손바닥난초가 쥐손이풀 종류를 머리핀으로 꽂고 멋을 부리는 듯한...ㅎㅎㅎ 애기솔나물과 파미르의 설산 저 멀리 파미르의 설산은 자칫 잘못하면 못 보고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한 풍경이니 놓치지 마세요~~ 이렇게 많은 손바닥난초와 파미르의 설산과 그 밑을 흐르는 붉은 탁류... 2022. 7. 25. 여덟째 날 #4(7월 1일) 차 펑크를 겨우 찾아 고치고 아, 참... 저는 차 펑크를 고쳐준 청년에게 감동했습니다. 꼼꼼히 펑크를 떼우고는 출발하는 순간까지도 눈을 타이어에서 떼지 않더군요. 그 사람은 정말 성공할 것입니다.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니까요.ㅎㅎㅎ 레닌 봉에서 소개해 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잠시 쉬고는 주변을 한 번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점나도나물도 아니고 별꽃도 아닌 것이 군락으로 묵은 밭에 있더군요. 이 아이는 꽃같지 않은 꽃을 달고 있는데 십자화과의 식물 같기도 하고... 아고 또 낯익은 아이를 만났습니다 . 갈퀴지치요. 많이 있었지만 한 장말 인증샷으로 찍었습니다. 재쑥도 있고 이 정체불명의 아이도 군락이었습니다. 이 아이도 십자화과 아이같고 이 아이는 생긴 모양새는 큰엉겅퀴 같은데 크기는 전혀 큰엉겅퀴는.. 2022. 7. 25. 여덟째 날 #3(7월 1일) 멀리 파미르의 설산이 보이는 이 자갈 밭에 이런 꽃밭이 있다니 참으로 믿어지지 않습니다. ㅎㅎㅎ 물망초와 키르기스스탄의 어느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이 아이... 드디어 가면서 찜해 놨던 구름체꽃을 발견했어요. 꽃받침에 털과 근생엽이 남아 있는 구름체꽃 안으로 들어가니 아주 많아서 싫컷 찍었습니다. 이제 막 피기시작 하더군요. 콩과 식물인 것 같은 이 아이는 여기서 만나고 또 다른 곳에서도 만났습니다. 백리향도 아니고 이 아이는 또 이름이 무엇인지...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는 꽃들이 보이시지요? 그냥 지나치면 이렇게 보이는 곳이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 꽃입니다. 저의 꽃밭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저 험한 자갈길을 달린 차가 타이어가 펑크 났기 때문에요. 다음에 이곳에 다시 .. 2022. 7. 25. 여덟째 날 #2(7월 1일) 내려오는 길에 토현삼을 만났습니다. 저기 보이는 저 구불구불한 비포장 도로를 달려 내려가야 합니다 전봇대랑이 걸리지 않는 설산을 배경으로 꽃을 찍고 싶었는데 그냥 지나쳐서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흰술패랭이를 만났습니다. 저는 너무나 축 쳐저 있어서 시든 아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별 흥미없이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아주 싱싱한 녀석들이었네요. ㅎㅎㅎ 몽골에서도 봤던 아이인데 이름은 모릅니다. 이랗게 헝클어져 있었으니 제가 어찌 이 아이들이 갓 피어난 아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이 아이가 들판을 가득 메웠습니다. 실부추도 많이 있었고 이렇게 머리 풀어 헤친 아이를 크롭해 보니 이렇게나 싱싱했습니다. 이 아이가 북극풍선장구채가 아닌지... 저 갈색줄무늬가 북극풍선장구채의 특징이던데요..... 2022. 7. 25. 여덟째 날 #1(7월 1일) 일몰을 찍고 새벽 2시가 조금 넘어 은하수를 찍으러 올라갔습니다. 해발 3500m가 넘는 곳이니 얼마나 추웠겠습니까? 그래도 찍고 나서 사진을 확인해 보니 은하수가 레닌 봉 옆으로 떠 있는 겁니다. 얼마나 좋던지요. 저는 이런 전체 사진 보다는 첫 사진이 더 좋습니다. 레닌 봉 위로 뜬 은하수는 의미가 있거든요. 찍고 숙소로 들어와서도 너무 추워서 한잠도 못잤습니다. 그리고는 오전 5시쯤 일출을 찍으러 갔습니다. 그야말로 철인 3종 경기를 또 한 것입니다. 왜 또냐고요? 이미 3년 전 몽골에서도 이렇게 훈련이 되어 있어서 이젠 잘 해냈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상태에서 나오면서 안경을 안 챙긴 거예요. 다시 돌아가는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그냥 갔습니다. 레닌 봉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붉게 물들었는데 저는 더.. 2022. 7. 25. 일곱째 날 #9(6월 30일) 마지막 지는 햇살에 에델바이스의 솜털을 역광으로 찍으면 그 털이 뽀송뽀송하게 보이지요. 그런데 일몰의 태양이 너무 퍼져서 그런 강렬한 빛은 얻지 못했습니다. 밑에 석 장은 폰 사진입니다. 2022. 7. 24. 일곱째 날 #8(6월 30일) 다시 일몰을 찍기 위해 일몰 장소로 가면서 다른 호수 주변도 돌아봤습니다. 색깔이 아주 고운 아이인데 역시나 이름은 모릅니다. 고산이어서 그런지 구름송이풀이 아직도 싱싱한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 호수에도 수생 식물이 살고 있었는데 아~~~ 프로는 언제든지 모든 준비를 갖추어 나가는데 저는 아마추어라 딸랑 16-35만 들고 나와서 꽃을 접사를 못했습니다. 으아~~~ 몽골에서 많이 봤던 아이인데 뭐라고 이름을 들었었는데... 이렇게 꽃이 있는데 접사를 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속에 다슬기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 꽃도 이름을 모릅니다. 고산구절초라 하더군요. 지금 보니 조금만 몸을 더 낮췄으면 반영도 찍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점점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도 있었습니다... 2022. 7. 24. 이전 1 ··· 80 81 82 83 84 85 86 ··· 3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