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398 실장, 너의 능력을 믿는다. 25일부터 27일까지 야영입니다.아이들 장기자랑이랑 여러 가지 준비로학교 분위기는 살짝 들떠있습니다. 각 반마다 깃발을 만듭니다.저는 당연히 우리는 하나!! 깃발 하나만 필요한 줄 알았지요. 헉~~근데 오늘 아침 다른 반을 보니 깃발이 두 개예요.웬 두 개? 남, 녀 각 한 분임씩 한 개의 깃발을 만든데요. 아~ 어떡해?머릿결을 휘날리며 반으로 뛰어 들어갔어요. "얘들아, 큰일났어. 쌤이 사고 쳤다. 깃발 두 개라야 된데."애들도 모두 까무라치기 일보직전이었어요.내일모레 야영인데 오늘 어쩌라구요~~~ 저는 숨을 가다듬고 실장을 불렀습니다."위기에 영웅이 나는 법이야, 실장, 너의 능력을 믿는다." 저는 그 동안 그다지 믿을 능력이 없는 실장인 줄 알지만어깨를 두드리며 mission을 부.. 2023. 8. 18. 고사리들, etc.(2020년 8월) 공작고사리 실고사리 알록큰봉의고사리 불암초 제주고추나물 미색 파초일엽 2023. 8. 18. 소녀들의 기도 아주, 아주 오랜만에 친한 교회 권사님하고 파스타 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랑 동갑이라 같은 여선교회 소속이니 친구지요. 이런 저런 교회 이야기를 하다가우리 목장의 기도제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저를 위한 기도제목도 있다네요. 너무 고맙고 반가워 뭐냐고 하니까Oh! my God~~ 저 이제 학교 못나가게 해 달라고 기도한데요.ㅎㅎㅎ 깊이 들어가 보면 사실 목적은 다른 데 있습니다.여자들끼리니 모두들 고속도로 운전은 안 하려고 합니다.그래서 몇 년 전, 뭘 모르는 저는 덥석 제가 하겠다고 자청했지요. 길치인 저는 조건은 달았습니다.반드시 길을 잘 아는 사람을 옆에 앉혀 달라고. 처음 고속도로 운전을 하면서저는 막상 고속도로를 달리니 무서웠습니다. 말은 못하고...왜 다들 안 하려고 했는지 해 .. 2023. 8. 17. J.H.K 올해는 또 스승의 날 행사를 하라더군요.그래서 일요일이 스승의 날인 관계로 지난 12일에 스승의 날 행사를 했습니다. 첫째시간은 선생님에게 편지쓰기. 저는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말했습니다."선생님은 마음에도 없는 편지 받고 싶지 않거든.너희들도 그럴 거야.마음에서 우러나서 쓸 사람은 쓰고할 말 없는 사람은 백지를 내도 돼." 한 명 빼고 다 써서 냈습니다.그 한 명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그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아이들의 편지를 읽는데접어서 낸 편지 겉에 J.H.K라고 적혀 있는 게 아닙니까?아니, 제 이니셜이 J.H.K거든요. 가만히 보니우리 반에 제일 까불이 정홍경이라는 녀석의 이니셜이 저와 똑 같았습니다.ㅎㅎㅎ 저는 종례시간에 들어가서칠판에 J.H.K를 썼습니.. 2023. 8. 17. 겨울딸기, etc.(2020년 8월) 겨울딸기 눈여뀌바늘 둥근잎택사 잎을 찍었어야 하는데... 창일엽 한라참나물 2023. 8. 17. 아날로그 세대 요즘 학교에서는 모든 것을 전산화하느라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에 자료 입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아날로그 세대라 깊숙히 박힌 그 관습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아요. 며칠 전부터 우리 과학부장님,제가 애들 인솔해서 나가는 자연관찰탐구대회 출장 기안에 사인하라고 몇 번이나 메신저가 날아왔습니다. 어제는 최후통첩을 하시기에교무실에 돌아다니는 과자 한 봉지 들고결재하러 내려갔습니다. 허걱~ 근데이거이 언제 디지탈화 됐냐구요?나이스에 들어가서 결재버튼만 누르면 된데요.이제 펜? 그런 거 필요없어요. 검지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돼요.그야말로 디지탈시대지요. 아날로그보다 더 원시적인 시절시험 치고 나면 장판지라 해서 그야말로 장판지 같은 큰 종이에가로, 세로 합산이 맞아야 별보고.. 2023. 8. 16. What a wonderful!!! 아무리 바빠도 오늘 제가 본 하늘을 올리지 않을 수 없네요. 너무 신비하고 아름다웠어요. 아이들도 선생님,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그러더군요.ㅎㅎㅎ 정말 그런 것 같아요.*^^* 2011년 4월 21일 2023. 8. 16. 가시딸기, etc.(2020년 8월) 가시딸기 가지금불초 왜박주가리 2023. 8. 16. 사랑은 사람도 날게 한다. 우리 반에 또 한 놈의 말썽꾸러기가 있습니다.녀석은 참 영민한 녀석인데수업태도가 몹시 산만합니다. 저는 그것이 자칫 자만심으로 굳어질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교무실에 불려오는 횟수가 늘어나고결국에는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 불장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무리들 모두 A4용지에 '불장난은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다시는 불장난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써서 노는 시간마다 교무실 앞에 들고 서 있게 했습니다. 그래도 도무지 반성하는 기미는 없고수업시간에는 여전히 산만했습니다.출퇴근 시간에는 그녀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온통 그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렇지요. 이녀석은 아직 어린아이입니다.수업시간에 볼펜으로 비행기 날리는 상상을 하고피곤하면 때에 상관없이 자야하는아직 .. 2023. 8. 15. 떴다, 떴다 비행기 토요일에 과학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물로켓, 고무동력기, 글라이더 날리기를 했지요.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하늘 높이 날아라... 거의 모든 비행기가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지만 저 비행기는 꽤나 오래 날았어요. 그거 보느라 제가 초를 재야 할 비행기는 아주 잊어버렸지요. 아~ 이 유아적 자기 중심주의는...ㅎㅎㅎ 하지만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역시 땅으로 떨어졌어요. 마치 사막 한 복판에 불시착한 쌩떽쥐베리의 비행기처럼...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ㅎㅎ 눈이 좋으면 보일 겁니다. 하늘 높이 한 점 날고 있는 물로켓이. 과녘을 빗나간 물로켓이 민가를 덮쳐서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로켓포라고, ㅎㅎㅎ ㅎㅎㅎ, 저는 고무동력기를 맡았는데 제일 빨리 끝났어요... 2023. 8. 15. 여름새우난초(2020년 8월) 그 많던 여름새우난초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냥 제목만 알고 있는 박완서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제목이 생각나네요. 2023. 8. 15. 안 되면 되게 하라 세상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유익종 이제 이녀석들이 중학교 진학한지 한 달이 좀 넘었으니학생부에서 용의검사가 있었어요. 물론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일제의 잔재다 말이 많겠지만저는 아이들이 규율이라는 것이 만들어졌으면그것을 지킬 줄 아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별반 거부감은 없습니다. 우리반 단골 벌청소하는 녀석들 몽창 다 걸렸지요.다음 날까지 안 잘라오면 구렛나루 제가 다 뽑기로 했어요.ㅎㅎㅎ 어제 밤에 문자가 왔어요.'선생님, 저 **인데요 머리 못 잘랐어요. 학원 갔다오면 10시라서..." 제가 답장을 보냈지요."내일 다 뽑자,ㅎ ㅎ""아~~~ 그러면 내일 학교 마치면 시간 좀 있으니까 그때 자르면 안 돼요?"답장을 보냈지요."하루 더 시간 준.. 2023. 8. 14. 아이들도 배울까요? 끝없는 사랑 /코요테 2교시 수업시간이었어요.갑자기 한 녀석이 기겁을 하며 의자를 옆으로 빼는 거예요. 뭔 일인가 보니옆에 짝이 오줌을 쌌어요. 요즘은 특수반 아이들도 몇 시간은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하는데그 녀석이 그만 실수를 한 거였어요. 중학교 1학년짜리 여자아이가짝이 오줌을 쌌다면 당연히 기겁을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뒤에 가서 걸레를 갖고 와서의자랑 교실 바닥의 오줌을 닦았지요. 그런데머리 위로 감당 못할 정적이 저를 눌렀어요. 어색함을 참지 못하겠기에이놈들 오줌 쌌다고 놀리면 죽는다,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어요. 짐짓 모른 척 했지만저는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감동어린 눈빛으로 저를 보는 것이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요즘 아이들도 .. 2023. 8. 14. 기억 지금 우리의 기억 속에는 물폭탄 장마와 폭염과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카눈이 자리잡고 있지만 어디 일 년이 여름만 있겠는가? 이제 가을로 들어섰고 겨울이 오고 봄이 오고 또 여름이 오겠지... 힘들었던 기억은 이겨냈다는 기억으로 대체하자. 비록 폭염 속에 아이스팩 끌어안고 잠들었다가 얻은 귀의 동상은 아직도 가려워 죽겠지만...ㅎㅎㅎ 2023. 8. 14.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입학한지 아직 채 한 달도 안 됐지요. 저는 한껏 군기를 잡았습니다.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로 미동도 하지 않고 겁을 주었죠. 흠... 한 카리스마 했지요. 믿거나 말거나... 하루는 종례를 하면서 아주, 아주 말썽을 부리는 녀석에게 우리 학교는 너무 말썽을 부리면 다른 반에 보내서 한 달 동안 설움과 압박속에 구박 받으며 살다가 오게 하는 제도가 있다고 했지요. 제일 무서운 선생님 반에 보내겠다고 했더니 이 녀석들이 갈 반이 없데요. 선생님이 제일 무서워요. 그래요.ㅎㅎㅎ 어제였어요. 맨날 말썽부리는 녀석이 유리창까지 깼어요. 저는 얼굴이 노래가지고 달려갔지요. 손으로 유리를 쳤다니 보나마나 손은 찢어지고 난리가 났겠지요. 아~ 그런데 유리를 코팅지를 덧입혀 놔서 다행히 다치지 않았어요.정말..... 2023. 8. 13.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3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