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8/283

Only Love 보충수업에 아이들이 많이 빠졌다. 기운이 쭉 빠진다. 할머니집 놀러갔다가 눈에 갇혔단다. 감기 들어서 도저히 못 보내겠단다. 종례에 들어갔다. 적어도 너희들이 부모가 되면 거짓말하는 부모는 되지마라. 이 눈에 갇혀 못 온다면 나는 더 못온다. 작년에 대구에 그렇게 눈이 많이 왔을 때 나는 2시간 반이나 걸려 학교에 도착했다. 내가 그렇게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너희들이 거기 있기 때문에... 너희들이 있는 곳이면 나는 어디든 간다. 스스로에게 내 아이는 할 수 없다고 단정 짓지 마라. 해보고 안 되면 그때 포기해도 된다.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마라... ... 내가 살아온 방식은 참 너무나 범위가 좁고 어찌 생각하면 아주 근시안적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나는 그 사랑의 대상밖에 아무.. 2023. 8. 28.
다 컸구나 내 새끼 한 마리를 멀리 구미로 날려 보냈다. 말할 수 없이 어벙하고어설프기 짝이 없는녀석. 우리반 실장녀석. 나는 맨날 그랬다. 어째 꼭 담임 닮은 실장만 나오냐고. 작년에도 그렇더니만...ㅎㅎㅎ 교감 생떼에 기가 막혀 애한테는 작별인사도 못했다. 구미까지 가는 학부모에게 재학증명서 한 통 떼려고 다음에 다시 오란다. 나에겐 구미까지 실사를 가란다. 서울까지 전학 간 아이에겐 그 담임 서울까지 실사 갔었나?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오늘은 자괴감까지 들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저런 교감의 생떼를 들어야만 하느냐고. 이럴 때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은 아스라히 잊혀진다. 싫지만 나 자신이 초라해보이는 힘없는 기간제 교사일 뿐이다. 수업을 들어갔는데말 할 힘도 없다. 공교롭게도 우리 반 수업이었는데 알 .. 2023. 8. 28.
털사철란(2020년 8월) 털사철란 녹화 털사철란 2023.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