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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89

아날로그 세대 요즘 학교에서는 모든 것을 전산화하느라 하고 있는 거의 모든 작업이 컴퓨터에 자료 입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아날로그 세대라 깊숙히 박힌 그 관습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아요.   며칠 전부터 우리 과학부장님,제가 애들 인솔해서 나가는 자연관찰탐구대회 출장 기안에 사인하라고 몇 번이나 메신저가 날아왔습니다.   어제는 최후통첩을 하시기에교무실에 돌아다니는 과자 한 봉지 들고결재하러 내려갔습니다.   허걱~ 근데이거이 언제 디지탈화 됐냐구요?나이스에 들어가서 결재버튼만 누르면 된데요.이제 펜? 그런 거 필요없어요. 검지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돼요.그야말로 디지탈시대지요.   아날로그보다 더 원시적인 시절시험 치고 나면 장판지라 해서 그야말로 장판지 같은 큰 종이에가로, 세로  합산이 맞아야 별보고.. 2023. 8. 16.
What a wonderful!!! 아무리 바빠도 오늘 제가 본 하늘을 올리지 않을 수 없네요. 너무 신비하고 아름다웠어요. 아이들도 선생님,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그러더군요.ㅎㅎㅎ 정말 그런 것 같아요.*^^* 2011년 4월 21일 2023. 8. 16.
가시딸기, etc.(2020년 8월) 가시딸기 가지금불초 왜박주가리 2023. 8. 16.
사랑은 사람도 날게 한다. 우리 반에 또 한 놈의 말썽꾸러기가 있습니다.녀석은 참 영민한 녀석인데수업태도가 몹시 산만합니다.  저는 그것이 자칫 자만심으로 굳어질까봐 걱정이 됐습니다. 교무실에 불려오는 횟수가 늘어나고결국에는 돋보기로 태양열을 모아 불장난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무리들 모두 A4용지에 '불장난은 모든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다시는 불장난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써서 노는 시간마다 교무실 앞에 들고 서 있게 했습니다.   그래도 도무지 반성하는 기미는 없고수업시간에는 여전히 산만했습니다.출퇴근 시간에는 그녀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온통 그 생각으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렇지요. 이녀석은 아직 어린아이입니다.수업시간에 볼펜으로 비행기 날리는 상상을 하고피곤하면 때에 상관없이 자야하는아직 .. 2023. 8. 15.
떴다, 떴다 비행기 토요일에 과학의 날 행사가 있었습니다. 물로켓, 고무동력기, 글라이더 날리기를 했지요.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하늘 높이 날아라... 거의 모든 비행기가 그대로 땅으로 떨어졌지만 저 비행기는 꽤나 오래 날았어요. 그거 보느라 제가 초를 재야 할 비행기는 아주 잊어버렸지요. 아~ 이 유아적 자기 중심주의는...ㅎㅎㅎ 하지만 아이들의 함성소리가 다 끝나기도 전에 역시 땅으로 떨어졌어요. 마치 사막 한 복판에 불시착한 쌩떽쥐베리의 비행기처럼...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ㅎㅎ 눈이 좋으면 보일 겁니다. 하늘 높이 한 점 날고 있는 물로켓이. 과녘을 빗나간 물로켓이 민가를 덮쳐서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로켓포라고, ㅎㅎㅎ ㅎㅎㅎ, 저는 고무동력기를 맡았는데 제일 빨리 끝났어요... 2023. 8. 15.
여름새우난초(2020년 8월) 그 많던 여름새우난초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냥 제목만 알고 있는 박완서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제목이 생각나네요. 2023. 8. 15.
안 되면 되게 하라 세상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빛나는 목소리로/유익종      이제 이녀석들이 중학교 진학한지 한 달이 좀 넘었으니학생부에서 용의검사가 있었어요.    물론 시대에 맞지 않는다, 일제의 잔재다 말이 많겠지만저는 아이들이 규율이라는 것이 만들어졌으면그것을 지킬 줄 아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별반 거부감은 없습니다.     우리반 단골 벌청소하는 녀석들 몽창 다 걸렸지요.다음 날까지 안 잘라오면 구렛나루 제가 다 뽑기로 했어요.ㅎㅎㅎ     어제 밤에 문자가 왔어요.'선생님, 저 **인데요 머리 못 잘랐어요. 학원 갔다오면 10시라서..."  제가 답장을 보냈지요."내일 다 뽑자,ㅎ ㅎ""아~~~ 그러면 내일 학교 마치면 시간 좀 있으니까 그때 자르면 안 돼요?"답장을 보냈지요."하루 더 시간 준.. 2023. 8. 14.
아이들도 배울까요? 끝없는 사랑 /코요테    2교시 수업시간이었어요.갑자기 한 녀석이 기겁을 하며 의자를 옆으로 빼는 거예요.  뭔 일인가 보니옆에 짝이 오줌을 쌌어요.  요즘은 특수반 아이들도 몇 시간은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하는데그 녀석이 그만 실수를 한 거였어요.   중학교 1학년짜리 여자아이가짝이 오줌을 쌌다면 당연히 기겁을 하겠지요.  그래서 저는 뒤에 가서 걸레를 갖고 와서의자랑 교실 바닥의 오줌을 닦았지요.   그런데머리 위로 감당 못할 정적이 저를 눌렀어요. 어색함을 참지 못하겠기에이놈들 오줌 쌌다고 놀리면 죽는다, 그렇게 으름장을 놓았어요.   짐짓 모른 척 했지만저는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감동어린 눈빛으로 저를 보는 것이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요즘 아이들도 .. 2023. 8. 14.
기억 지금 우리의 기억 속에는 물폭탄 장마와 폭염과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카눈이 자리잡고 있지만 어디 일 년이 여름만 있겠는가? 이제 가을로 들어섰고 겨울이 오고 봄이 오고 또 여름이 오겠지... 힘들었던 기억은 이겨냈다는 기억으로 대체하자. 비록 폭염 속에 아이스팩 끌어안고 잠들었다가 얻은 귀의 동상은 아직도 가려워 죽겠지만...ㅎㅎㅎ 2023. 8. 14.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요. 아이들이 입학한지 아직 채 한 달도 안 됐지요. 저는 한껏 군기를 잡았습니다.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로 미동도 하지 않고 겁을 주었죠. 흠... 한 카리스마 했지요. 믿거나 말거나... 하루는 종례를 하면서 아주, 아주 말썽을 부리는 녀석에게 우리 학교는 너무 말썽을 부리면 다른 반에 보내서 한 달 동안 설움과 압박속에 구박 받으며 살다가 오게 하는 제도가 있다고 했지요. 제일 무서운 선생님 반에 보내겠다고 했더니 이 녀석들이 갈 반이 없데요. 선생님이 제일 무서워요. 그래요.ㅎㅎㅎ 어제였어요. 맨날 말썽부리는 녀석이 유리창까지 깼어요. 저는 얼굴이 노래가지고 달려갔지요. 손으로 유리를 쳤다니 보나마나 손은 찢어지고 난리가 났겠지요. 아~ 그런데 유리를 코팅지를 덧입혀 놔서 다행히 다치지 않았어요.정말..... 2023. 8. 13.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0교시 자습시간에 아이들이 푸는 프린트를들여다 보니 김영랑의 시가 지문으로 나왔습니다. 중학교 1학년에 이렇게 정서적인 시를 배우는데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유리창을 깨고 아무 이유없이 지나가는 친구의 뺨을 때려 교무실로 불려와서 야단을 맞습니다. 그것이 인사라네요. 그리고 그냥 재미있어서 해 본 거랍니다. 우리 때도 김영랑의 시를 배웠죠. 그리고 시를 외우는 것을 멋으로 알았었죠. 요즘 아이들은 시를 외우지 않아요. 시를 배울 뿐.. 2023. 8. 13.
여우주머니, etc.(2020년 8월) 여우주머니 여우구슬보다 보기 어려워요. 여우구슬 정말, 정말 작고 귀여운 아이, 지리산오갈피 저는 엉뚱하게 제주에서 봤어요. 털이슬 털이슬 종류는 거의 다 본 것 같은데 쇠털이슬을 본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2023. 8. 13.
Beyond the blue horizon 우리 반에 ADHD 판정을 받은 녀석이 있어요. 그런데 거의 자폐에 가깝더군요. 며칠 전엔 반 아이들에게 주위에 쓰레기를주워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했어요. 학기 초니까 전달 사항이 많아 이것, 저것 정리하다가 고개를 들어 보니이녀석이 안 보이는 거예요. 놀래서 어디갔냐고 찾으니까 아이들이 책상 밑에 있데요. 쫓아가서 보니까 손바닥으로 교실바닥의 먼지를 깨끗이 닦고 있었어요. 그날 처음으로 저는 그 녀석의 눈을 깊이 쳐다보면서 아이의 차거워진 손을 잡으며 말했어요. "정말 깨끗이 잘 치웠구나.선생님 말을 잘 들어주서 고마워. 이제 손 씻자." 푸른 수평선 저 멀리엔 무엇이 있는지 저는 몰라요.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 보이는 것만 겨우 알 뿐이지요. 저는 이 아이의 알 수 없는 저 먼 사고의 수평선 너.. 2023. 8. 12.
Unforgettable 번개불에 콩을 튀겼습니다. 어디서 콩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지요? 제가 태운 콩 냄새였습니다.ㅎㅎㅎ 번개불을 따라잡지 못해서 무지 태웠습니다. 학기말... 짧은 며칠 동안 학생부 점 하나, 띄어쓰기 하나, 맞춤법까지 샅샅이 모래알 세듯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금쪽 같은 내새끼들 이제 다 키워 2학년으로 올려보냈습니다. 1학년 모든 반 중에서 유일하게우리반만 학적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내 복이지요. 아이들을 온실 안 화초처럼 곱게만 키워서 험한 2학년으로 올려 보내려니걱정이 앞섭니다. 아, 좀 더 강하게 키울 걸 하는 후회도 잠시 했습니다. 그래도 너무 콩알 만하게 작고 어려서 강하게 다룰 수도 없었습니다. 이놈들은 왜 이리 크지도 않는지. 다른 반 아이들은 방학 끝나고 오면 부쩍 크더구만 .. 2023. 8. 12.
무지개, etc.(2020년 8월) 제주에서 이렇게 선명한 무지개를 만났었지요. 새깃아재비라는 양치식물인데 아주 귀한 아이라고 들었습니다. 버섯이 맞을까요? 이제 영주풀의 암꽃과 수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버어먼초가 끼었네요. ㅎㅎㅎ 2023. 8. 12.